▲ 의정부 민락2지구 롯데아울렛 정문 옆, 상여와 상복을 입고 입점 반대 시위을 하는 비대위 측
롯데아울렛 의정부점 개장과 관련해 지역 상권과 ‘떼법이냐, 생존권이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기업 점포의 몸집 불리기에는 언제나 지역 영세상인의 희생이라는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결국 상인들은 자학적 선택으로 보상을 요구했다. 비대위 측은 50억원을 요구했으나 롯데아울렛은 5억원 보상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아울렛이 입점한 민락2지구는 인근에 푸르지오 943가구, LH 3000가구, 금강펜테리움 716가구가 입주해 있고, 우미린 732가구, 호반 베르디움 2556가구가 내년에 입주해 1만70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대규모 상권이다.

‘민락2지구 롯데아울렛·NC백화점 입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녹양아울렛, 제일시장번영회, 의정부역지하상가, 행복로(녹색거리·로데오거리) 상인회, 의정부시장, 청과야채시장 등 7개 상인회로 구성됐다. 이들은 롯데아울렛 측과 지난 11일 제일사장 번영회 사무실에서 대표자들이 모여 7차 보상협의회를 가졌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 했다.

비대위는 ‘생존권 보장, 상권 존립’을 이유로 롯데아울렛이 임시 오픈한 19일 11시부터 집회신고를 내고 30여명의 회원이 상복을 입고 상여와 만장기를 앞세워 아울렛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락2지구에 롯데아울렛, NC백화점, 산곡동 복합창조도시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입점 시 생존권이 크게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25일 그랜드오픈에 맞춰 행진 집회신고를 내고 300여명의 상인을 동원해 실력행사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시가 보상과 관련해 끼어들어 중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롯데아울렛은 전통상가 보호법상 규정된 1킬로미터 범위를 벗어난다. 비대위가 요구하는 보상금은 시설 보수 등 상가발전기금으로 쓰일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7월 12일 협상 때 롯데그룹 차원에서 전국지점장(상무)이 참석해 비대위 측 요구사항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사)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장 겸 녹양아울렛 조모 회장과 제일시장 이모 번영회장이 공동 위원장으로 협상을 이끌고 있다.

조 회장은 20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비대위와 롯데아울렛이 7차례 협상을 했지만 서로 절충안을 찾지 못 하고 있다. 롯데아울렛 중저가 옷이 우리(녹양아울렛)와 많이 겹친다. 우리는 어차피 죽을 거니까 방법이 없다. 비슷한 예로 양주 브이플러스(LF 스퀘어, 150개 입점)가 생기면서 녹양아울렛 매출이 60%나 줄었다. 우리는 전철역이 위치한 도심에 있어 3킬로미터나 떨어진 브이플러스를 방심했다. 그런데 3개월 만에 매출이 반토막 났다. 50개 점포 가운데 10개나 비었다. 롯데아울렛과 관련해 의정부시도 책임이 크지만 (중재) 의지가 안 보인다. 대기업 아울렛이 들어옴으로써 의정부지역 경제에 타격이 크다. 우리들 1년 매출이 700억원 정도다. 30%로만 잡아도 210억원이다. 상권 다 뺏기고 50억원 보상(상가발전기금)해 달라는 건 무리가 아니다. 2~3개월 매출 수준밖에 안 된다.

롯데아울렛 의정부점장은 23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저희는 바라는 건 원만한 해결이다. (비대위와) 7번 정도 회의를 했지만 입장차가 크다.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저희 입장은 의정부시에 예전에 협력계획서를 제출했다. 보상과 관련해선 지난해 12월 오픈한 서울 가산점과 제작년 10월 오픈한 구리점이 의정부점과 규모가 비슷하다. 거기도 5억원 정도 보상했다. 롯데아울렛 의정부점과 녹양아울렛 등은 거리상 떨어져 있다. 반대급부로 보면 민락2지구에 롯데아울렛이 들어옴으로써 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고, 주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인근 상인들이 환영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롯데아울렛 의정부점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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