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저녁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사고와 관련해 전기안전공사 A과장으로부터 사고 경위 설명을 듣는 입주민들
신곡동 A아파트 일부 동에 3일 과전류가 흘러 보일러 등 가전제품이 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책임 주체가 없어 주민들이 뿔났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A아파트 전기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101~105동 350세대 중 약 60%가 피해를 입어 100세대 이상은 보일러를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민 대표는 “부품이 타버린 K사 보일러는 현재 생산되지 않아 부속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품 조달에 2주가 걸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A아파트는 9개동 700세대로 2006년 3월에 입주했다. 과전류 사고는 101~105동 아파트 359 세대에서 발생했다. 사고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으로 3년마다 받는 아파트 전기시설 안전 점검 후 1시간 20분만에 발생했다. 이날 점검은 전기안전공사가 오전에 실시했고 그 결과 합격 판정을 내렸다.

아파트 101동 주민 증언에 의하면 “3일 오전 12시 40분쯤 두꺼비집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뒷 베란다 보일러에서도 ‘삐’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피해 주민들은 전기시설을 점검한 전기안전공사를 의심했다. 특히 주민들은 만 하루가 지나도 피해 규모나 원인에 대한 해명이 없자, 4일 저녁 7시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실로 몰려가 항의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항의에 전날 A아파트 전기시설 점검 결과 합격점을 준 전기안전공사 B과장은 “전날 사고는 3대 변압기 가운데 101~105동 변압기에 문제가 생겼고, 순간 ACB(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아 과전류가 흘렀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전기안전공사가 1~2시간만에 뭘 점검하고 합격점을 줬냐”고 따졌다. 그러자 B과장은 “우리 잘못은 없다. 해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점검을 위해 10시에 정전시키고 11시 10분경 전기를 넣었다. 그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B과장은 또 “아파트에 설치된 변압기는 2005년에 생산된 제품이다. 전체적인 누전 체크와 접지 저항을 쟀다. 검사 대상은 ACB(차단기)까지다. 사고는 ACB 4개가 잘 붙어있어야 하는데 진동에 의해 하나가 빠졌다. 순간 380볼트 과전류가 흘렀다. ACB 진동은 전류에 의해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현재 상황은 아파트 개인 소유물이 아닌 공동 소유물에서 문제가 생겼다. 그건 관리 부주의로 관리주체 책임이다. 관리 위탁회사가 책임져야 한다. 관리소장 나오라”고 소리쳤다. 또 다른 주민은 “어차피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시간이 지나면 변압기가 터지고 박살날 걸, 뭐하러 돈 주고 관리하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관리소장을 대신해 참석한 관리 위탁업체 C대표는 “모든 세대에 설치된 차단기는 KS(한국산업표준) 인증 제품인데 ‘터져버린 차단기(과전류에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은 두꺼비집)”가 많았다. 이게 어떻게 안전관리자 책임이냐? 위수탁 관리회사가 모든 아파트 재산 3000~4000억원을 맡은 게 아니다. 우리는 입주자 대표가 위임한 항목만 관리한다. 이번 사고에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다.

옥신각신, 결국 밤은 깊어가고 날은 차가워졌다. 의정부시 공동주택은 현재 9만7217세대다. 시민 절반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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