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공립 어룡어린이집 위탁 변경에 학부모 40여명이 집단 항의에 나섰다.

학부모들은 “멀쩡히 잘 운영해오던 어린이집 관리 주체와 원장이 바뀌어 황당하다”면서 7일 오후 4시 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어룡어린이집 새 원장 결사반대” “교육 주체인 학부모 의견을 즉각 수용하라”는 펼침막과 “원장 선정과정 투명하게 공개하라” 등 손팻말을 들고 시청 현관에서 목청을 높였다.

어룡어린이집은 2007년 9월 경민대가 위탁해 2008년 3월 개원 후 11년간 운영해 왔다. 어룡어린이집은 오는 9월 10일 위탁 주체가 경민대학교 산학협력단(김환철 단장)에서 의정부YMCA(김용우 대표)로 변경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세 번에 걸친 안병용 시장 면담 요청이 불발되자 항의에 나섰고 결국 오후 6시 반쯤 대표 2명이 이성인 부시장 면담하고 “시장 면담과 위탁 변경 심사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보육과 소관 임문환 복지문화국장을 면담해 오는 11일 학부모 운영위원회, YMCA 관계자, 국장 등 3자 대면을 요구하고 오후 8시께 돌아갔다.

의정부시는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을 위해 5년마다 공개경쟁 절차로 보육정책위원회를 개최해 15명 위원의 심사로 선정한다.

시는 어룡어린이집 위탁 선정을 위해 지난 6월 26일 ‘의정부시 보육정책위원회’를 개최해 15명 위원 중 이해 관계자 2명 배제와 개인사정 2명 불참으로 11명 위원이 심의·의결했다.

공립어린이집 위탁 심사 기준은 어린이집 운영계획(40점), 대표·원장 전문성(35점), 운영실적(10점), 공신력(10점), 재정능력(5점) 등으로 구분됐다. 이번 심사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원장의 서류와 면접에서 5~6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어룡어린이집 학부모들의 ‘위탁심사에 관한 정보공개 요구’에 시 관계자는 “어룡어린이집 보육정책위원회 회의 내용과 위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청탁을 배제할 수 없어, 위원회 발언 내용, 인적 사항, 위원의 심사 점수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어룡어린이집은 그동안 경민대 유아교육과와 아동보육과 교수들의 전문적인 지원을 받았다. 또 지난 어린이집 평가인증에서 99.64점의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민대는 올해 어룡어린이집(연간 보조금 10억원) YMCA 이전과 육아종합지원센터(연간 보조금 4억2386만원)를 경기사랑으로 넘겨 유아·아동교육 위탁사업 전부를 잃게 됐다.

의정부YMCA는 현재 의정부지역자활센터, 종합사회복지관, 여성근로자복지센터, 성폭력피해쉼터, 장애인생활시설(그룹홈) 등 5개 위탁 단체와 YMCA어린이집(100명), 장암어린이집(80명), 아기스포츠단(70명) 등 3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YMCA 최종복 부이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YMCA는 어린이집 선구자로서 지역에서 3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현 YMCA 김용우 이사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안병용 시장과 대척점에 선 자유한국당 김동근 의정부시장 후보를 지지해, 우리는 실질적으로 의정부시에 로비가 안 되는 단체”라고 해명했다.

어룡어린이집 학부모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룡어린이집에 들어오려면 몇 년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보육환경이 잘 갖추어져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관리 주체가 YMCA로 바뀌어 원장이 바뀌면 아이들 정서도 불안해지고 우리도 불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공립 어룡어린이집은 용현동 산업단지 내 직장인들과 지역주민 아동 144명이 재원 중으로 시로부터 한 해 1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의정부시 국공립어린이집은 13개로 원생 1042명, 교사 166명을 위해 한 해 예산만 32억5328만원에 이른다.

의정부시 국공립어린이집 재위탁 심사가 내년에는 8군데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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