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저녁 의정부시청 바닥에서 농성 중인 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72살 노모가 39살 자식 생리대를 갈아주고 있어요. 현실이 그래요. 한번 가보실래요. 왜, 우리 회장님 눈물나게 하십니까. ”

새누리장애인연대 의정부시지부 이미영 회장 “내가 가더라도 우리 아이는 30년 이상 더 살 텐데 (…) 발달장애인들 갈 곳이 있어야죠. 울지 마세요, 왜 우리가 노원구 도봉구로 가야 돼. 절대 이사 안 갈 거야. 지금까지 기다린 세월이 얼마야? 저희 아이 매일 아침·저녁 40분씩 걸리는 노원구로 다녀요. 남의 지역 케어를 내가 먹었잖아요. 그 지역 엄마들이 저를 어떻게 볼 거 같아요? 왜 의정부사람이 자기 지역 놔두고 여기 오냐고, 그렇게 쳐다봐요. 제 아이 안 가도 좋아요. 진짜 집에 있는 애들 감당이 안 돼서 약 먹이고, 묶여 있고, 병원에 있는 애들도 많아요. 과장님·팀장님! 우리 애들 30살에 시작해서 50살이 넘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기다리라는 소리 이제 하지 마세요. 12년간 열심히 교육시켜서 집에 1년 붙잡아 놓으면 도로 아미타불이에요. 교육이 의미가 없어요. 한 타임에 아이들 치료비가 4~5만원이에요. 발달장애 재활 서비스 24만원 가지고 치료해봤자 일주일에 한두 번 밖에 못 받아요. 장애인복지관에서 지적·발달장애 절대 안 받아줘요. 얘네들 욕 먹고 다 쫓겨나요. 활동보조인이 (마땅히 갈 곳 없어) 얘네들 직동공원이나 경전철에 태워서 돌아다니고, 또 광릉수목원으로 가요. 그러다가 목이 마렵다고 소리치면 그곳에서도 쫓겨나요. 우리 애들 멸시받고 살고 있어요.”

의정부시 발달장애인 연대 부모 100여명이 이틀째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12일 오전 10시 30분 의정부시청 시장실로 몰려와 안병용 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안 시장은 사전 스케줄을 이유로 14일 오후 5시 면담을 약속했다.

이날 새누리장애인연대 의정부시지부 회원들은 “그동안 시와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님을 뵈러 왔다. 안 시장과 면담 때마다 의정부시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건립 정책을 준비하라고 해서 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의정부시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학령기(초·중·고) 12년 의무교육이 끝나면 갈 곳이 없다. 경기도 역시 발달장애인센터는 한 군데도 없다”고 주장했다.

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부모들이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요구해 보건복지부에 물어보니 (시설물 이름에) ‘평생교육’이 들어가 교육부 소관이란 답변을 했다”고 전하자 한 부모는 “교육이 아니라 생존”이라고 반박했다.

의정부시는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 발달장애인 정책 제안 답변으로 장애인 낮시간 서비스로 의정부시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위해 경기도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거나 센터 설치·운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생교육바우처 제도 도입, 장애인 공공일자리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1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장애인 부모연대가 제시한 센터 설치비용은 5억원 수준이지만 시는 인근 지자체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운영 모델에 따라 9억원 예산을 세워 내년 1월 본예산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의정부시 노인장애인과 1년 예산은 약 1810억원으로 대부분 노인복지 예산으로 소요된다. 장애인 예산은 시설·활동보조·인건비 등으로 350억원 정도다.

이미영 회장은 1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2016년 기준 의정부시 1504명 발달장애 중 자폐 1급은 활동보조원도 잘 안 구해지는 경우가 많다. 시급을 더 올리더라도 너무 힘들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구직이 잘 안 된다. 우리 회원들 같은 경우 딸인데도 너무 힘이 세 엄마를 우습게 여겨 아빠가 직업을 못 갖고 프리랜서를 하면서 애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박원순 시장 지시로 노원·도봉 등 11개 구에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설치하고 연 4억50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12일 보건복지부·교육부·고용노동부 합동으로 ‘발달장애인평생케어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를 영유아기·학령기·청장년기·중노년기 등 전주기로 구분했다.

의정부시 장애인은 2016년 기준으로 지적 1301명, 뇌병변 2185명, 자폐 207명, 정신 725명 등 1만9896명이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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